기록을 시작하는 건 쉽지만, 꾸준히 이어가는 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나 역시 여러 번 의욕적으로 시작했다가 며칠 만에 흐지부지된 적이 있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직접 겪은 기록의 방해 요소들과, 그것을 극복했던 방법을 공유해보려 한다.
1. 완벽하게 쓰려는 마음
처음부터 잘 쓰려는 욕심 때문에 한 줄도 못 쓴 적이 많았다. 지금은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써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글은 다듬을 수 있지만, 빈 페이지는 다듬을 수 없으니까. “대충 써도 된다”는 마음이 오히려 나를 책상 앞으로 끌어다 놓았다.
2. 시간이 없다는 핑계
기록은 반드시 30분씩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하지만 3줄이라도 쓰는 것이 아예 안 쓰는 것보다 낫다는 걸 깨달았다. 나중에는 이동 중에 메모앱에 짧게 남기는 것도 나름의 기록이 되더라. 하루 5분이면 충분하다. 글은 길이가 아니라 진심이 담겼는지가 중요하니까.
3. 뭘 써야 할지 모를 때
그럴 땐 질문 리스트를 활용한다. 예를 들어, “오늘 가장 감사한 일은?”, “오늘 내가 잘한 점은?” 같은 간단한 질문만 있어도 쓸 말이 생긴다. 사실 기록이라는 건 거창한 주제가 없어도 된다. 사소한 생각 하나, 기분 하나도 기록할 가치는 충분하다. 생각이 안 나는 날엔 그냥 “오늘 너무 피곤하다” 한 줄도 훌륭한 기록이다.
4. 며칠 빠지면 의욕이 꺾일 때
기록을 하루라도 빠지면 ‘망했다’고 느끼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빠진 날도 그냥 ‘괜찮아, 다시 쓰면 돼’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다시 돌아오는 힘이다. ‘하루 빠졌으니 포기’가 아니라 ‘하루 빠졌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아는 것이 진짜 습관의 힘이다. 연속성보다는 복귀력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5. 도구에 너무 집착할 때
어떤 노트를 쓸지, 어떤 앱이 좋을지 고민하다가 정작 기록을 안 한 적도 있었다. 지금은 그냥 제일 손에 잘 닿는 도구를 쓴다. 중요한 건 ‘무엇을 쓰느냐’이지 ‘어디에 쓰느냐’가 아니니까. 예쁜 노트를 사두고 안 쓰는 것보다는, 흔한 공책이라도 매일 펜을 대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기록은 습관이 되면 인생을 바꾸는 힘이 있다.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다면 그것을 인식하고, 하나씩 나만의 방식으로 조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에게 맞는 방식만 찾으면, 기록은 생각보다 더 쉽게 우리의 삶에 스며든다.